칸 수상작이 발표되었습니다. 저의 <하녀> 수상 예측은 빗나갔지만, <하하하>의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에 이어 <시>의 경쟁부문 각본상 수상으로 한국 작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대중성과 타협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과 이야기를 지키고 싶어하는 감독들에겐 영화제 수상은 큰 보답이죠.

먼저 영화제 출품작 중에서 저의 기대작들을 끄적여 봅니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피찻퐁의 <…분미 아저씨>는 최고의 기대작입니다. <열대병>, <징후와 세기>에서 보여줬던 것 이상의 괴력을 보여 주겠죠?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키아로스타미의 신작 <서티파이드 카피>를 꼽아 봅니다. 예전 작품들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라죠. 그래서 더 보고 싶어집니다. 저는 원래 키아로스타미가 이란의 시골을 다루는 방식을 싫어 했거든요. 김혜리 님(@imagolog) 말로는 중년판 <비포 선라이즈>라고.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지만 영화제 기간 내내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마이크 리의 <어나더 이어>(Another Year)도 보고 싶습니다. 재작년에 <해피 고 럭키>로 회춘했는데 비슷한 분위기일 것 같네요. 칸의 단골 손님인 켄 로치의, 이라크 전쟁 비판 영화 <루트 아이리쉬>(Route Irish)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럽 감독들은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원숙한 기량을 뽐내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참 부럽습니다.

수상작 중에서 볼까말까 고민하는 작품은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뷰티풀>(Biutiful)입니다. 이미 <바벨>로 충분히 인정받은 터라, 걸작 컴플렉스에 걸린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하비에르 바르뎀 때문에 봐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 칸의 특징은 아시아 영화가 대세를 장악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차드 공화국의 영화도 수상권에 들었고요. 특이한 것은 수상권에 든 프랑스 영화 2편이 모두 배우 겸 감독의 작품이라는 거죠.

경쟁부문 수상작 목록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글 표기는 김혜리(@imagolog), 김도훈(@closer21)님의 트윗을 부분적으로 참고하였습니다.

*20010 칸 경쟁부문 수상작*

황금종려상
<전생을 기억하는 분미 아저씨>
(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심사위원대상
<신과 인간들>(Of Gods and Men)
자비에 보브와

감독상
<온 투어>(On Tour)
마티유 아말릭

심사위원상
<소리치는 남자>(A Screaming Man)
마하멧-살레 하룬

각본상
<시>
이창동

여우주연상
줄리엣 비노쉬
<서티파이드 카피>(Certified Copy)

남우주연상 – 공동수상
하비에르 바르뎀
<뷰티풀>(Biutiful)
엘리오 제르마노
<우리의 인생>(Our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