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영시간: 114분
프로그램 링크: https://www.netflix.com/title/80117542/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 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이를 트럼프 측의 선거 운동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스캔들은 2018년 상반기 영미권 언론을 강타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당시 내부 고발자였던 브리트니 카이저와 그녀의 편에 섰던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사건의 전모를 조망하는 작품입니다.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의 수법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페이스북에 간단한 게임이나 심리 테스트를 올려서 이것에 참여한 사람들과 그들의 친구로 등록된 이들의 개인 정보를 모두 긁어다가 정치 성향과 관심사 등에 따라 분류합니다. 그런 다음, 수백 개의 맞춤형 동영상이나 기사를 만들어서 개인 성향에 맞춰 노출시킵니다. 2016년 대선을 예로 들면, 힐러리의 실수나 약점을 희화하하거나 과장시킨 동영상, 이미지를 부동층 유권자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거죠. 이것은 영국 정보부의 심리전 수법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2012년 대선 때도 국정원 직원 댓글 공작이 문제가 됐었는데, 저는 당시 국정원이나 기무사가 단순한 댓글 놀이를 했다기보다는 위와 같은 적극적인 심리전을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페북에서 만난 여러 지인들 중 부동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매사 박근혜 측이 원하는 대로 판단하고 있길래 뜨악했었는데, 위와 같은 공작이 들어갔다면 충분히 가능했겠다 싶더라고요. 정치나 선거, 이런 류의 사이버 심리전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흥미롭게 보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작년에 저 스캔들 이후로 페이스북 이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근데 트위터, 구글, 유튜브 다 저런 식으로 개인 정보 장사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 씁쓸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