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영시간: 58분
프로그램 링크: https://www.netflix.com/title/80214087
제목 그대로 지미 카(Jimmay Carr)라는 코미디언의 스탠드업 코미디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소개에도 나와 있듯, 이 사람의 장기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막말을 하는 개그입니다. 당연히 성차별적이거나 인종 차별적인 선을 넘는 얘기가 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미디를 하려면 일정 부분 사회적으로 소수자인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종적으로나 성적 지향성 면에서 자신이 마이너리티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그것을 자유롭게 웃음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때 효과적인 코미디가 나옵니다. 코미디 시장에 여성, 유색 인종, LGBT 코미디언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사회의 주류인 백인 남성 이성애자 코미디언이 선택할 수 방법 중 하나는 이렇게 과도하게 마초적이거나 백인 중심적인 사고를 과장되게 표출하는 것이죠. 어차피 ‘극우적’인 양반들도 사회적으로는 소수자이니까요. 백인 남성 이성애자 코미디언이 PC하게 구는 것보다 지루한 건 없더라고요, 진정성이 안 느껴져요.
하지만, 중요한 게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이런 ‘하드코어’ 코미디가 정말 농담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자기가 ‘사회의 소수자’라는 인식이 있어야 해요. 우리나라에도 과거 몇몇 인기 남성 코미디언들이 여성 비하적인 코미디를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과까지 했죠. 그때의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개그가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수도 있다’라는 인식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우리처럼 생각하는 사람 많잖아’라고 생각하며 하는 농담과 ‘이거 개소리고 욕먹을 거 아는데’라고 하면서 시작하는 농담은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