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 Score (2016)

 

resize_SCR_P
©(주)라이크 콘텐츠

2017. 10. 19. 개봉

대중 영화에서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음악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장면에 감정을 입히고 증폭시키며, 관객에게 정서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야말로 창백한 스크린에 온기를 불어 넣는 요소라고 할 수 있지요. 무성 영화 시대에도 음악은 있었습니다. 늘 음악 반주와 함께 상영되었으니까요.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은 할리우드 영화 음악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 음악가의 작업 과정을 전체 내러티브의 뼈대로 삼아 단계별로 어떤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지 보여 줍니다. 감독과 함께 영화 편집본을 보며 어느 장면에 어떤 느낌의 음악을 넣을지 논의하는 때부터, 작업한 영화가 개봉된 후 극장에 가서 실제 관객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순간까지를 차근차근 잘 담아냅니다.

이와 함께, 무성 영화 시절부터 현대 블록버스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 영화 음악의 변천사를 요약해서 보여 주기도 합니다. 각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영화 음악가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보여 주면서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생각 이상의 흡인력

관람 전부터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흡인력이 강한 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음악가들이 어떻게든 자기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 자체가 매력적이었죠. 게다가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걸작 영화와 테마 음악이 끊임없이 나오니 눈과 귀를 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70년대부터 스티븐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와 호흡을 맞추며 현대 할리우드 영화 음악의 틀을 결정짓다시피 한, 존 윌리엄스에 관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초반까지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열풍 속에서 전통적인 오케스트라 녹음 대신 포크 음악이나 현대 음악을 활용하는 실험적인 시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 유행이 번지는 가운데서도 존 윌리엄스는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수 매력적인 테마를 가진 오케스트라 음악을 통해, 관객을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순간을 창조하는 데 성공합니다.

단순한 모티프 하나로 대단한 긴장감을 선사했던 <조스>(1975), 다양한 주제곡으로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한 <스타워즈>(1977), 음악만 들어도 가슴 설레고 눈물짓게 하는 <ET>(1982) 등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영화 음악이 바로 그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이 영화는 일반 영화 관객들 뿐만 아니라, 영화감독이나 제작자, 영화 음악가 등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봐 둬야 할 작품입니다. 직접 영화를 만들고 음악을 붙이는 작업을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이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학교에서 한 학기 강의를 듣는 것보다 더 많은 가르침을 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영화 음악의 세계는 이 다큐멘터리에 소개된 것이 다는 아닙니다. 영화 음악 작업의 본질을 꽤 많이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오케스트라 편곡 중심의 주류 할리우드 영화 음악 전통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영화 음악가들은 오케스트라 편곡을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음악가 중에서도 <스타트렉> 등 SF물에 강점을 보인 제리 골드스미스처럼 현대 음악 요소를 과감하게 차용하거나, <로건> 등을 만든 마르코 벨트라미처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음색을 추구한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역시 굳이 관현악 편곡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피아노나 하프 같은 악기를 중심으로, 프랑스 특유의 인상주의 음악 스타일을 선보이는 편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 영화 음악은 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나타난 ‘새로운 한국 영화’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발전을 이루긴 했습니다. 조영욱이나 조성우, 이동준 같은 영화 음악의 산업화 1세대를 이끈 음악 감독들이 있었지요.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눈에 띄는 움직임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세대를 뛰어넘을 만한 재능도, 새로운 흐름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전체 영화 제작비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작다는 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여 년 동안 평균 제작비는 두 배가량 올랐지만, 음악 감독이 받는 평균 보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까요.

우리나라 영화 제작 관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음악이나 각본처럼 창조적 노력이 필요하고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분야에 정당한 보수를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때문에 재능 있는 작가나 음악가들이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되었고, 해당 분야의 질적 향상도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영화 음악가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영화 음악에도 다양한 혁신가들과 능력자들이 몰려들어 서로 경쟁하면서, 이 분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