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공간: 홍콩 (시네마테크KOFA)

HK2017
©한국영상자료원

홍콩 영화는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에 이르는 기간에 아시아 영화 시장을 평정하며 최전성기를 맞았습니다. 경찰 액션물, 무협, 판타지 호러, 개그물, 소위 ‘홍콩 누아르’로 불린 갱스터물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흥미진진한 수작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죠.

하지만 곧 비슷비슷한 아류작이 양산되면서 질적 수준 하락과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정세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주요 배우 및 감독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하기까지 하면서 급속히 활력을 잃었습니다.

1997년 중국에 편입된 이후 한동안 침체를 면하지 못하던 홍콩 영화 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과의 합작 영화 제작 붐이 일어나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맞았습니다. 중국 전체 합작 영화 중 3분의 2 이상이 홍콩과의 합작일 정도죠.

반면 중국과의 합작 영화가 아닌, 홍콩에서 독자적으로 제작한 영화는 제작 편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몇몇 영화들은 비평적 찬사와 함께 홍콩 국내 흥행에서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7월 26일부터 8월 8일까지 ‘영화와 공간: 홍콩’이라는 제목의 상영 프로그램을 개최합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우디 앨런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에 비친 뉴욕의 모습을 다룬 것에 이어 올해에는 영화 속에 그려진 홍콩의 모습을 보여 주는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창조적 비전: 1997~2017’ 섹션은 홍콩 반환 20주년을 기념하여 홍콩의 문화진흥기구인 ‘크리에이트 홍콩(Create Hong Kong)’과 공동주최로 지난 20년간 나온 다양한 홍콩 영화들 10편을 소개합니다. 홍콩 반환 이전부터 활동하던 정상급 감독들의 영화와 97년 이후에 데뷔한 비교적 젊은 세대 감독들의 영화가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금붕의 과감한 퀴어물 <쾌락과 타락>(1998), 몇몇 한국 액션 영화들이 참고하기도 했던 서극의 도심 액션물 <순류역류>(2000), 빨리 찍기로 유명한 감독 두기봉이 2년이나 공을 들인 경찰 영화 <PTU>(2003), 마약 밀매 세계를 사실적으로 다룬 이동승의 <무간도IV-문도>, 홍콩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허안화의 사회물 <천수위의 낮과 밤>(2008), <심플 라이프>(2011),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 준 왕가위의 <일대종사>(2013) 등 한국에도 이름이 잘 알려진 감독들의 작품이 눈에 띕니다.

여기에 홍콩 반환 이후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린 프룻 챈의 <메이드 인 홍콩>(1997), 다양한 장르에 걸쳐 기발한 발상이 빛나는 영화를 만들어 온 펑하오샹의 멜로물 <담배 연기 속에 피는 사랑>(2011), 데뷔작 한 편으로 홍콩 영화계를 이끌 새로운 재능으로 평가받은 웡 춘의 <매드 월드>(2016) 등이 함께 소개됩니다.

‘KOFA 특별 상영’에서는 90년대 이후 한국 관객들의 머릿속에 현대 홍콩에 대한 공간적 이미지를 각인시킨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중경삼림>-<해피투게더>-<화양연화>와, 진가신 감독의 <금지옥엽>-<첨밀밀>, 맥조휘-유위강 감독의 <무간도>(2002) 등 화제작 7편도 함께 상영합니다. 국내 영화팬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았던 영화들을 스크린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개막작은 작년 대만 금마장 영화제와 홍콩 금상장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쓴 웡 춘 감독의 <매드 월드>입니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사회 복귀를 위해 보호자가 되어 줄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현대 홍콩의 ‘닭장 아파트’에 대한 사실적 묘사가 돋보인다고 합니다. 7월 26일 저녁 7시에 개막 상영 후 웡 춘 감독 및 플로렌스 챈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있을 예정입니다.

자세한 상영 일정 및 작품 소개는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https://www.koreafilm.or.kr/main)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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