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8. 개봉
최근 팀 버튼은 분명히 하락세였습니다. 시각 효과만 뛰어났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이후 <다크 섀도우>(2012)와 <빅 아이즈>(2014)로 이어지는 그의 연출작들은 다음 번에는 과연 어떤 영화를 보여줄 지 전혀 기대를 할 수 없게 만들었지요. 그래서 유명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도 재미있을지 솔직히 반신반의했었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신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도 그렇고 눈알 먹으러 다니는 괴물 디자인도 좋습니다. 후반부의 대결도 멋진 아이디어와 흥미진진한 연출이 돋보이죠. 다만 중반부에 약간 템포가 느려지고, 영화 속 세계의 논리를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팀 버튼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연출력을 보여 줍니다. 자신이 상상한 것을 독특한 시각적 스펙터클로 구현하는 능력이 누구보다도 뛰어나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꽤 이름값 있는 배우들로 꾸려진 화려한 출연진이 눈길을 끄는데, 에바 그린과 사무엘 L. 잭슨, 테렌스 스탬프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편입니다. 아사 버터필드는 뻣뻣한 대사 처리와 연기가 여전히 아쉽습니다. 더 잘 커서 성인 연기자로 잘 안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팀 버튼의 차기작은 30년만에 돌아올 <비틀쥬스 2>라고 합니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연출력을 보여 준 팀 버튼과 전편의 마이클 키튼과 위노나 라이더가 다시 한 번 출연할 예정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