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의 과학>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 (2016. 4. 1.)
책을 읽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가 시간을 재미있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오락거리로서, 또 하나는 일상에서 해보지 못한 경험이나 생각을 대리 체험하는 방법으로서의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과 별 상관 없는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과학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세상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 <사소한 것들의 과학>은 일상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만듭니다. 저자 마크 미오도닉은 영국의 저명한 재료과학자로서, 우리 일상에서 가장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10가지의 재료를 선정하여 그 재료의 역사와 그것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짚어 봅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좀 딱딱하고 읽기에 부담스러운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은 무척 잘 읽히는 책입니다. 각 장마다 해당 재료에 적합해 보이는 서술 방식을 채택하고, 다양한 사진 자료를 활용하며, 복잡한 내용을 차근차근 잘 설명하고 있어서 중고등학교 수준의 화학 지식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과학전문기자인 역자의 매끄러운 번역도 한몫합니다.
또한 각 재료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해 줍니다. 초콜렛의 녹는점이 인간의 체온에 가까워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게 된다든지, 콘크리트 만으로 만들 수 있는 최적의 건축 형태가 돔이며, 스테인리스 합금을 만들 때 첨가된 크롬이 산화 크롬막을 형성하여 녹슬지 않게 해준다는지 하는 등등 다양한 잡 지식을 알려 줍니다.
중고등학생들의 진로 지도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학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사고 체계를 갖고 사물을 대하는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해 주니까요. 과학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은 물론이고, 과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편견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