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방치했던 책 카테고리를 부활시키려 합니다. 영화평에 비해서 서평이 더 쓰기가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계속 미루다가 몇 년이 되어 버렸는데, 작년에 봤던 좋은 책들을 슬슬 떠올려 보는 것을 시작으로 그저 마음 가는 대로 기록을 남겨 볼 겁니다.
첫 타자는 작년을 강타한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 <13.67>입니다. 홍콩 무대로 한, 대만 출신 작가 찬호께이의 이 소설은 우리나라 미스터리 팬들에게는 참 생소하게 느껴졌었죠. 저도 그 당시 참여하던 미스터리 독서 모임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겁니다. 그러나 작품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에 입소문이 상당히 많이 나서 책이 꽤 잘 팔렸다고 들었습니다.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지난 4년간 닥치는 대로 읽었던 각종 미스터리 소설들 중에서도 단연 톱클래스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미스터리에 훈련된 독자 뿐만 아니라, 현대 미스터리 소설이 어떤 것인지 구경하고 싶은 초심자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주변에 있는 미스터리 장르 소설 문외한들에게 추천했을 때도 하나같이 좋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의 인기 덕분에 찬호께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기억나지 않음, 형사>도 올해 출간되었습니다. 저도 벌써 구입해서 편안하게 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