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9. 개봉
재작년에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풀어가는 방식이 무척이나 상투적이어서 시시하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복수라는 영화의 목표 설정과 그에 부합하는 과정, 그리고 결말이 비교적 분명한 편이어서, 그 시기에 본 시나리오들 중에서는 제일 나은 축에 속하는 작품이긴 했습니다.
문제는 글자로 씌어진 것을 스크린에서 구체화시킬 배우들의 연기였습니다. 처음 캐스팅 얘기를 들었을 때, 그동안 주연 배우 세 명이 쌓아온 이미지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들이라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죠. 하지만 실제 결과물은 놀라울 정도로 좋은 편입니다.
셋 다 시나리오 상의 인물을 그대로 연기한 것이 아니라,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개성적인 캐릭터 해석을 불어넣어 기억에 남을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니까요. 연기적인 측면으로만 보면 올해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