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5. 개봉
이 영화의 의의는 한국 주류 상업 영화로서 미국식 엑소시즘 영화를 시도했다는 신선함에 있습니다. 그것 말고 흥행 스코어 대비 장편 영화로서의 만듦새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인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감안해도 말이죠. 비슷한 흥행기록을 세웠고 역시 신인감독 데뷔작이었던 [숨바꼭질](2013)이나 [늑대소년](2012)과 비교해 보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원작이 된 단편을 장편 길이로 늘리는 과정에서 적절한 각색이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그래서 마지막 30여분의 구마 의식 장면 이전까지는 딱히 좋게 봐줄만한 장면이 없어요. 곳곳에서 어설픈 블랙코미디를 시도하는데 극 전체의 통일감을 해치는 독이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장르에서는 상황의 절박함, 지속적인 긴장감 같은 것을 계속 불어 넣어 주어야 하는데도 말이죠.
이 영화에서 빛나는 장면은 주인공 두 사람이 본격적인 구마 의식을 하기 전에 등장하는, 한국식 구마의식을 펼치는 무속인들 장면이에요. 제가 보기엔 감독의 장점도 이런 쪽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만약 좋은 영화를 오래 만드는데 관심이 있다면, 앞으로는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 대신 엑소시즘을 기반으로 한 정통 호러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