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8. 개봉
9.11 때문에 지금은 없어진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건너는 필리페 페팃의 퍼포먼스가 실현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2008년에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2010년엔는 국내 개봉도 했었던 [맨 온 와이어]의 극영화 판이지요.
주인공 필립이 세계무역센터를 건너겠다는 꿈을 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며, 실행 과정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들을 최선을 다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여느 예술 작품을 만드는 치열한 과정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사실 높은 빌딩을 줄타기로 건너는 게 실제로 무슨 의미가 있다거나 대단히 생산적인 일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에겐 미친 짓에 불과할 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인간이 지금껏 해온 모든 일들의 핵심을 명확하게 드러내 보여 줍니다. 어떤 꿈을 꾸고 부단한 노력 끝에 그것을 현실의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게 없었으면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혜택은 존재하지 않았겠죠.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바로 그런 꿈을 이루는 과정에 주목하는 데서 나옵니다.
꽤 논란을 일으켰던 조셉 고든 레빗의 어색한 프랑스어 억양 연기는 솔직히 낯설기는 하지만, 주인공 캐릭터가 남다른 몽상가라는 걸 감안하면 나름 어울리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큐에서 봤던 실제 인물 필리페 페팃의 억양과도 무척 닮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