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0. 개봉
저는 90년대 중반에 존 싱글턴의 영화 보이즈 앤 후드(Boyz N The Hood)(1991)를 보기 전까지는 갱스터랩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현대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해졌고, 또 이 영화에 아이스 큐브가 나오잖아요. “블랙 코리아”란 곡으로 유명했고 그 때문에 LA 흑인 폭동하고 연관되서 언급도 많이 됐던. 그래서 좀 알아봤더니 아이스 큐브가 N.W.A란 그룹 출신이고, 그 그룹이 또 갱스터랩의 창시자였던 겁니다.
N.W.A의 저항 정신을 담은 직설적인 가사는 흑인 뿐만 아니라 당대의 미국 젊은이들을 매료시켰습니다. 그로 인해 굉장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그를 바탕으로 수많은 후진을 양성하기도 했지요. 영화는 그런 과정을 나름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아이스 큐브가 수익 배분 문제로 그룹에서 탈퇴하는 시점까지는요. 그 이후에는 이지E, 닥터 드레, 아이스 큐브 각각에게 이야기가 배분되면서 극 자체의 밀도는 다소 떨어집니다.
하지만 올해의 OST라고 해도 될 정도로 랩 명곡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빼곡히 가득 들어차 있어서 그냥 듣고만 있어도 행복할 정도입니다. 특히 “Fuck the Police”로 경찰에게 억류되는 디트로이트 공연 장면이 백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