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2015)

Sado_P

2015. 9. 16. 개봉

처음 이 영화의 기획에 대해 들었을 때부터 원체 기대감 자체가 없었습니다. 사도세자 이야기가 TV나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제가 본 것만 해도 몇 번인데, 또 만든다는 게 넌센스라고 생각했죠. 미리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그랬습니다. 영조와 사도 세자 관계가 정통 사극 같지 않고 좀 현대극 같네? 이 정도 느낌 말고는 도무지 밋밋해서 재밌게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영화는 어땠냐면, 송강호와 유아인이라는 당대 최고의 연기자들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 말고는 딱히 장점이 없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느린 리듬의 호흡은 시나리오에서 그나마 느낄 수 있었던 긴박한 느낌을 다 죽여 놓았고, 특별한 핵심 아이디어 없이 조선왕조실록에 기재된 역사적 사실들을 두루뭉실하게 다 다루다 보니 그저 부자 관계의 비극이라는 사도세자 이야기의 가장 기본적인 이미지만 지루하게 반복됩니다.

영조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고, 사도세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이런 초유의 비극은 도대체 누구 때문일까? 그저 세손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하고 끝나면 되는 것인가? 조선시대에 이어 현대 한국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부장적 가족 관계, ‘효’라는 관념엔 문제가 없었을까? 이 영화가 밋밋해진 이유는, 소재에 대한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을 기획자와 작가와 감독이 치열하게 던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랬더라면 참 지루하고 낯간지러웠던 이 영화의 유장한 에필로그를 보며 답답해 할 일도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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