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1. 개봉
이 영화는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트레일 코스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혼자서 완주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몇 달 동안 걷고 또 걷고, 야영을 하며 지내는 시간 동안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곱씹어 가면서요.
닉 혼비가 맡은 원작 수기의 각색은 꽤 잘 됐습니다. 과연 얘가 성공할 수 있을까, 를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드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뻔하다고 느낄 수 있는 선택이지만, 뻔한 걸 빛나는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능력입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 이어 연출과 편집을 동시에 해낸 감독 장-마크 발레도 플래시백이 난무할 수밖에 없는 영화를 촌스럽지 않게 뽑아내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 찾은 해법이 딱히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제의 근원을 부모와의 애증 관계에서 찾는 것은 좀 식상한 방법이고 늘 옳은 결론으로 이어지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대자연의 경이 속에서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의 보물로 남지 않을까요? 이 영화의 가치는 보는 사람에게 그런 길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