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년에 비해 숫자가 줄었습니다. 영화를 많이 보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기준을 조금 더 빡빡하게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애매한 건 잘라냈죠.
특이사항은 제가 이런 리스트를 만들어 온 지난 십 몇 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영화를 한 편도 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14년의 한국 영화는 크게 흥행한 영화들이 몇 편 있을 뿐, 질적인 면에서 최악의 한 해였습니다. 연초의 겨울왕국, 연말의 인터스텔라가 외화로서 천만 관객을 넘긴 것은 영화 자체의 힘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볼만한 한국영화가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영화계 전체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한국영화를 아예 모른 척할 수는 없어서 그나마 가장 괜찮았던 2편을 추가로 꼽아 보았습니다.
자, 시작합니다. 순서는 언제나처럼 개봉일 순입니다.
2014 Favorite 13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1/16 개봉)
미국에서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살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건입니다. 올해에도 큰 문제가 되었고요. 이 영화는 프룻베일 역에서 있었던 오스카 그랜트 사건을 영화화했습니다. 실화를 갖고 사회 고발 영화로 만들 계획이 있다면, 이 영화를 참고할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겨울왕국 (1/16 개봉)
인사이드 르윈 (1/29 개봉)
레고무비 (2/6 개봉)
필로미나의 기적 (4/16 개봉)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수작. 진정한 ‘화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는데 도움을 주는 이야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5/22 개봉)
엣지 오브 투모로우 (6/4 개봉)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 (6/12 개봉)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7/31 개봉)
비긴 어게인 (8/13 개봉)
나를 찾아줘 (10/23 개봉)
보이후드 (10/23 개봉)

파격적인 제작 방식으로 실제 소년의 12년을 보여주는 작품. 아이를 키우거나 혹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다면 이 영화의 매력이 좀 더 잘 보일 겁니다. 그런 경험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이 주는 달콤 쌉싸름함을 모두 느끼게 해주니까요.
인터스텔라 (11/6 개봉)
이 영화의 폭발적인 흥행 요인에 대해서 여러가지 설이 난무했습니다만, ‘흥행 수준에 걸맞는 완성도를 갖췄다는 것’과 ‘같이 붙은 영화들 중 볼만한 영화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한국영화 Favorite 2
끝까지 간다 (5/29 개봉)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0/8 개봉)
한국 영화 중 그나마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던 두 작품. 공교롭게도 양쪽 다 감독들이 데뷔작을 내놓은 후 절치부심한 끝에 완성한 두 번째 작품이었죠. 각각 8년, 10년이 걸렸습니다.
한국영화 Worst : 한공주
외국영화 Worst : 언더 더 스킨
올해의 배급 : CJ아트하우스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5년 한 해 역시 좋은 영화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