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3. 개봉
기대한 만큼 만족스러웠다. 리부트된 전편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피터과 그웬의 케미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렸고, 악당 캐릭터들까지 충분히 잘 만들어 놓은 것이 돋보인다. 물론 그 덕분에 피터의 존재감이나 고민이 적절하게 부각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는 했다.
아낌없이 쏟아 부은 액션씬은 아주 볼 만하다. 여느 영화처럼 볼거리만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액션 씬 안에서 서스펜스가 생기도록 여러 기법들을 활용한다. 매트릭스 때나 써먹던 구닥다리 기술이 오히려 3D에서 빛을 발하기도 하고. 이제 마크 웹은 어떤 큰 프로젝트를 맡아도 자기 색깔을 잃지 않고 괜찮게 뽑아낼 수 있는 몇 안되는 감독 중 하나로 올라선 것 같다.
캐릭터를 잘 살린 각본에 부응하듯 배우들의 연기는 아주 좋다. 앤드루 가필드와 엠마 스톤의 앙상블은 이제까지 우리가 본 수퍼 히어로물 속 커플 연기의 수준을 가볍게 뛰어 넘는다. 특히 우디 앨런의 차기작 두 편에 연속으로 출연하는 엠마 스톤은 몇 년 안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제이미 폭스는 언제나처럼 안정적이고, 데인 드한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