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저는 참 재밌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 원작이나 주디 갈란드 나온 영화를 잘 기억하고 계신 분들은 훨씬 재미나게 보실 수가 있어요. 원작의 내용과 형식, 주제의식까지 적절하게 잘 패러디했거든요. 그걸 비교하면서 보다 보면, 다른 단점들이 다 가려집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엄연히 초딩용 영화라고요.

착한 마녀 글린다로 나오는 미셸 윌리엄스는 이마 한가운데 붙은 거추장스런 머리 장식만 빼고 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팬심 많이 섞인 평가입니다.) 나쁜 마녀로 나오는 레이첼 바이스도 예쁘지만 나이가 있으시니. 참고로 저에게 있어서 레이첼 바이스의 최고작은 <어바웃 어 보이>입니다. 밀라 쿠니스는 안타깝게도 A급 영화에서 자신의 매력을 깎아 먹는 역할만 맡고 있습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에서 보여줬던 고전적인 매력은 어디로 가고. 최근작인 <테드>에서도 그저 그랬죠. 언젠간 빛 볼 날이 있을 겁니다. 제임스 프랑코는 확실히 이 영화에서처럼 나사 풀린 동네 형 이미지가 잘 붙는 것 같아요. 그 병맛 미소하며. 저는 완전 팬이 되었습니다.

3D 효과도 좋고 시각적으로 아주 풍부한 영화이긴 한데, 의상/분장이 좀 에러예요. 초딩 고학년 학예회 분위기가 납니다. 이게 많이 깎아 먹어요. 클로즈업이나 바스트만 들어갔다 하면 화면의 질이 확 싸구려로 떨어지거든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