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 (2011)

마릴린 먼로 같은 배우가 또 있을까요. 삶도 죽음도 비극이었지만 만인의 찬탄을 한 몸에 받았고, 수십 년이 지나도 보는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그런 배우 말이예요. 그 때문인지, 먼로 역할은 누가 해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미셸 윌리엄스는 빛납니다. 얼굴 생김새도 다르고 키도 작지만, 먼로가 자아내는 특유의 분위기를 포착하는 데에 집중하고 그걸로 승부를 겁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예요. <노마 진 앤 마릴린> 때의 애슐리 주드/미라 소르비노를 떠올려 보면 금세 수긍하실 겁니다.

 

영화 자체는 애초부터 빛 바랜 기획이 아니었나 싶어요. 원작이 나온 지 15년이 넘었죠. 또 연출팀 막내와 마릴린 먼로와의 썸씽. 별로 안 궁금하거든요. 어차피 현실의 벽이란 게 있죠. 무엇보다 요즘은 배우들이 사생활 보호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속속들이 다 까발려지는 시대이니까요. 이 영화에서 마릴린이 겪는 어려움들은 이미 일반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것이거나, 논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상식적인 것입니다. 물론 극복 방법까지도요. 

 

그렇지만, 마릴린 먼로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먼로의 인간적인 모습을 실제에 가깝게 재현하려고 노력했으니까요. 도대체 그 당시 출연작에서 어땠길래, 하는 궁금중을 유발시키기도 하고요.

 

이 영화는 의외로 영화 현장과, 그 속의 영화인들에 대한 묘사가 좋습니다. 다른 영화에서와는 달리 무척 현실감이 있죠. 리드미컬하고 빠른 편집으로 촬영장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요. 저는 제 첫 상업영화 현장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기분좋게 웃으면서 봤습니다.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는 날들의 기억. 그런 소소한 것들이 이쪽 일을 계속하는데 힘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배우들이죠. 로렌스 올리비에 역으로 열연을 펼친 케네스 브래너,  비비안 리 역을 맡았지만 여전히 존재감이 없는 줄리아 오몬드, 작은 역할이지만 포인트를 확실하게 찍어 주는 주디 덴치와 엠마 왓슨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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